상세 내용
본 연구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탄소세 도입 시 에너지과세와 2015년 시행예정인 배출권거래제와의 연계방안을 검토하였다. 먼저 탄소세 도입의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산업부문과 가정부문의 에너지소비 가격반응성을 검토하였다. 그 결과 제조업부문 부가가치 집약도(부가가치/에너지소비량)의 악화에는 에너지(상대)가격 하락이 크게 기여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가정 부문 경유, 휘발유 소비 역시 가격탄력성이 -0.9~-0.8로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나 가격정책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럽 국가들의 탄소세 부과사례를 바탕으로 기존 에너지세제와의 조화방안을 분석하였다. 동 국가들의 사례분석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탄소세 도입과정에서 과세범위를 확대하였다는 것이다. 즉 기존 에너지과세 범위가 수송용 유류를 중심으로 좁게 설정되었을 경우, 비수송용 유류에 대한 과세가 포함될 수 있도록 탄소세를 설계하였다. 탄소세 개념의 도입 형태는 기존 에너지과세 범위가 좁으면 새로운 세목을 신설하는 경우가 반대로 기존 과세범위가 넓으면 부가세의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탄소세 도입으로 인한 세수효과는 크지 않았다. 새로운 세원으로서 가장 큰 역할을 한 덴마크가 GDP 대비 약 1%p 세수증가가 나타났으며 다른 국가들은 0.5%p이하였다. 이는 탄소세 도입에 새로운 재원확보 수단보다는 탄소배출 축소유인 제공 혹은 세원 구조조정이라는 의미가 강하게 적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탄소세 도입여건을 결정하는 우리나라 에너지가격 수준은 큰 장애요인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절대적 가격수준은 산업용 연료유의 경우 외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며 수송용 연료와 전력은 상대적으로 낮아 수송용 연료에 대한 세부담 인상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가계의 세부담을 측정하는 구매력 기준 비교에서도 전력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에너지원인 석탄 역시 조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다. 이는 정부의 물가관리 의지가 상당부분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 적절한 시장경쟁 압력을 느낄 수 있는 석유제품과 달리 전력은 구조적으로 폐쇄된 독점적 구조를 갖고 있어 낮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으며 석탄의 경우에도 산업경쟁력, 취약계층 보호 등의 논리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과세 혹은 저과세 부문에 대한 가격기능 회복이 중요하다. 비과세부문 축소와 2015년 도입예정인 탄소배출권 거래제와의 조화를 위해 탄소세는 2단계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단계에서는 에너지 과세기반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기존 에너지과세에서 제외되고 있는 석탄과 전력에 대한 과세를 시행한다. 전력에 대한 과세가 이루어짐에 따라 전력생산을 위해 이용되는 유연탄, 무연탄 등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는다. 2단계에서는 배출권거래제의 시행과 함께 추진되는데 배출권거래제 대상이 아닌 부문을 포함하면서 국제경쟁력을 감안하여 산업부문과 비산업부문의 과세균형을 유지하는 방안이다. 배출권 거래제도가 일정규모 이상의 대규모 에너지 소비업체만 적용되므로 탄소세 개념은 배출권 거래제도 적용대상이 아닌 산업, 수송, 가정 부문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세율수준은 유럽의 배출권 거래제 가격을 기준으로 소득격차를 감안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탄소세 도입의 세입효과는 낮은 세율로 인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일반균형모형을 통해 살펴본 탄소세 도입의 경제적 효과는 단기적인 GDP 성장을 저해하지만, 장기적으로는 GDP를 크게 증가시키는 장기 정책수단임을 보여준다. 탄소세 도입에 따른 GDP 감소기간은 세수의 환류방안에 따라 달라지는데 가계에 대한 일반 보조금보다는 R&D 투자에 대한 지원이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기존의 성장방식이 지속가능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여 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점진적인 접근방법을 모색하고 실천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