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 본 연구의 동기는 지난 4~5년 사이 정부의 공공기관 관련 정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슈였던 공기업의 과다 부채 문제 ○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전체 공공기관의 부채 증가율은 약 80%로, 이는 같은 기간 정부 부채 증가율 56%와 가계 부채 증가율 41%을 넘어서는 수치(하세정 외 2014, p.18) ○ 최근 들어 공공기관의 부채 문제가 공공부문 비효율 상징처럼 부각되면서 이를 계속 방치하는 것이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 기존의 연구(김상헌 2014; 박정수 2013; 박진 외 2013; 하세정 외 2014)들은 공공기관의 부채 규모(혹은 증가속도)나 발생 원인에 주로 초점을 두고 있는 반면, 본 연구는 정책결정자들에게 다른 각도에서 부채 문제를 볼 것을 주문하고 있음□ 본 연구는 의회나 정책당국자로 하여금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의 관점에서 공기업의 부채 문제를 볼 것을 요구하고 있음 ○ 특히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져온 부채의 조달 비용 문제에 관심을 기울 것을 강조하고 있음□ 공기업의 경우는 민간기업과 달리 그 부실의 크기가 얼마든지 간에 파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확신, 이른바 TPTF(Too Public To Fail)이 존재 ○ 그 대표적인 사례가 대한석탄공사의 사례(이은경, 2012) ○ 현재 자본잠식상태에 있는 석탄공사가 2007년부터 2015년 사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약 4,800억원 ○ 만약 석탄공사가 민간기업이었다면 이미 퇴출되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시장에서는 공기업인 석탄공사의 퇴출 가능성을 믿지 않고 이들에게 자금을 공급해줌□ 이처럼 석탄 공사가 계속 사업을 영위할 수 있고, 심지어 자본잠식 상태에서도 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 할 수 있는 이유는 공사의 설립법인 「대한석탄공사법」에 있는 손실액에 대한 정부보전 조항 때문 ○ 공사가 발행하는 사채의 원리금 상환을 정부가 보증하고 있기 때문에 공사가 발행한 사채에는 국채 수준의 신용등급이 주어지고 이로 인해 모든 시장 규율은 무력화 ○ 이것이 실제 석탄공사의 부채비율을 적정 수준보다 높이고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음(허원제, 2014)□ 이러한 관점에서 공기업 부채 문제를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지난 10년간 미국의 연방준비위원회와 의회를 중심이 되어 검토해온 ‘대마불사(Too Big To Fail: 이하 본 보고서는 TBTF로 약칭)’에 대한 학계의 연구(TBTF에 대한 가장 포괄적 문헌 연구로 Strahan, 2013 참고)들을 참고 ○ 2007~2008년 미국의 모기지 금융위기 당시 시장에서는 월가(Wall Street)의 거대 금융기관에 대한 TBTF의 논리가 득세하였고 이로 인해 당시 시장에서는 이들 금융기관에 대한 연방정부의 구제(bail out)를 믿는 강한 기대가 존재하였음 ○ 그 대표적인 예가 자금조달비용인데, 금융위기 당시 월가의 거대 금융기관의 경우 다른 중(소) 규모의 금융 기관에 비해 월등히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 ○ 학자들은 거대 은행들이 누리게 된 저금리 이득을 정부의 암묵적 보증(implicit guarantee)에서 나오는 재정 보조금(subsidy)으로 인식하고 이것이 발생하는 조건과 보조금의 크기의 관계, 그 사회적 비용에 대해 연구 진행(GAO, 2014)□ 본 연구는 이러한 기존 연구의 문제의식과 방법론을 공기업의 부채 문제에 적용하려고 한 첫 번째 시도 ○ 즉 공기업이 부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실제 시장금리와 이들과 유사한 조건의 민간기업 채권의 시장금리와의 차이로 인해 절약된 자본 조달비용을 정부의(묵시적) 채무 보증에서 기인한 재정보조금으로 보고, ○ 그 보조금이 실제 존재하는지, 만약 존재한다면 그 크기는 어느 정도 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