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내용
농어민은 경제 발전 초기 단계에서 노동을 제공하고 값싼 식량을 공급함으로서 경제 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경제 성장이 이루어짐에 따라 농어민의 수는 감소하고 농림어업의 경제적 비중은 감소하였다. 그러나 농어업의 경제적인 비중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농어업에 대한 보호 수준은 여전히 높은 것은 재정 지출을 결정하는 요인이 경제적인 중요도 뿐만 아니라 농업이라는 산업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그리고 그에 따른 정치적 판단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농업 분야를 둘러싸고 재정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경제학적인 측면을 다루고 있다. 기존의 연구들은 경제 성장이 이루어질수록 농업 분야에 대한 보호 수준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두 가지 관점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는 농업 종사자가 감소하였으나 이들의 수가 감소할수록 이익집단으로서 조직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지지를 유지 또는 극대화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도시민과 농업인 간의 선호를 반영하여 정책을 입안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농림수산 분야의 재정 지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농어민, 정치인, 도시민 간의 상호작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때로는 농가부채 문제나 시장개방 관련 이슈 등 이해관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만한 사건이 있을 경우 농업 관련 민간단체는 이익집단으로서 농어민은 국회와 정부에 대한 압박을 가해 왔다. 또한 그 결과 재정 지출의 증가라는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하였다. 농특세의 설치 및 연장과 각종 부채대책, 시장개방 국내보완대책 등은 농어민의 요구가 정책에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재정 지출을 둘러싼 정치경제학의 한 축인 정치인은 도시민과 농어민이라는 두 집단 사이에서 자신의 정치적 지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농업․농촌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제11대부터 제19대까지 국회의원들의 농림수산 관련 법안 발의건수를 분석한 결과 국회의원들은 정당과 정치적 기반 등에 상관없이 농업․농촌에 우호적인 법안 발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지역을 지지기반으로 둔 지역구 의원 뿐만 아니라 도시지역 국회의원이나 비례대표 국회의원들도 농업․농촌에 대한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데 적극적으로 활동하였던 것은 일반 국민들의 여론을 의식하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농업․농촌에 대한 일반 국민이 농업 보호 정책(또는 농업에 대한 재정 지출 확대)을 지지하는 한 농업․농촌에 불리한 정책을 입안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반 국민들은 농민의 과격한 시위와 집단 행동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여전히 농업과 농촌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도․농간의 정서적 유대감과 뿌리의식, 농업․농촌의 비경제적 가치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아직 일반국민들의 인식 속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국민들의 호의적 인식은 그동안의 농민단체의 활동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되는데 밑바탕이 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농민단체가 선진국의 농민단체와는 달리 로비활동보다는 대국민 호소가 가능한 시위와 집회라는 방법을 자주 활용하였던 데에서 드러난다. 본 연구는 정부의 재정 활동의 대부분이 정치경제학적 논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특정 분야에 한정하여 재정 지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경제학적 요소에 대해 다루었다. 특히 지금까지 농업 분야에 있어서 이러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농업 분야와 관련된 재정 지출을 이해하는데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재정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각 집단의 특성에 대해서 나열식으로 설명을 하고 있을 뿐 체계적인 모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정부의 재정 지출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한 축인 정부의 활동을 분석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면에서는 다소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