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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수) 효율적인 물 관리를 위해

작성자배기수  조회수31,737 등록일2016-03-25
효율적인 물관리를 위해 물회계 도입 필요_KIPF_배기수_150731.pdf [181.8 KB] 효율적인 물관리를 위해 물회계 도입 필요_KIPF_배기수_150731.pdf바로보기


배기수 충북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효율적인 물 관리를 위해 '물 회계' 도입 필요

  ‘물’은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우리 인간의 몸 70%가 ‘물’이다. 가정용 식수로도 쓰이지만, 기업의 공업용수로도 쓰이고, 농작물의 재배에서도 매우 필수적인 자원이다. 해마다 발생하는 가뭄과 홍수로 인해 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큰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 ‘물’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무한하게 이용할 줄로만 알았던 ‘물’이 더 이상 무한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제인구행동 연구소는 2025년이면 34억명 정도가 ‘물 부족국가’ 또는 ‘물 압박’ 속에서 고통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포럼 수자원 이니셔티브 보고서에서도 ‘수자원 부도’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제는 ‘석유파동’이 아니라 ‘물 파동’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물’ 부족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물’ 수요도 증가하여 인구증가율보다 ‘물’ 수요는 2배 이상 가파르다. ‘물’ 부족 현상은 ‘물’을 둘러싼 갈등으로 심화하고 있다. 요르단강?메콩강?나일강 주변국들은 전쟁 일촉즉발 상황이다(서울경제, 2015.4.16.).
 
  우리나라도 ‘물’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1인당 가용 수자원은 전 세계 평균의 6분의 1 수준이고, 일본의 절반 수준인 연간 약 1,553t이다. 과거 100년간 한반도 지역 평균기온 상승률은 전 세계 평균(0.75)의 2배가 넘는다. ‘물을 물 쓰듯 하던’ 시대가 지나면서 전국 곳곳에서 ‘물 분쟁’이 빚어지고 있다(연합뉴스, 2015.4.23.). 마실 ‘물’ 확보를 위한 댐 및 취수장 건설과 ‘물값’ 갈등, 환경문제 등이 분쟁의 주요 원인이다. 대구와 경남, 부산 등 낙동강 수계 1천만 주민의 식수 공급에 혼란을 주었던 구미 페놀 유출사건, 댐이 없는 인천시의 경우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팔당취수장과 풍남취수장에서 공급받는 수돗물 원수 구입단가가 t당 126원으로 서울의 50원, 부산의 42원, 대구의 75원보다 비싸다. 또한 경기도 평택과 용인, 안성은 취수장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러한 ‘물’ 관리에 대한 갈등은 지방분권화가 되면서 지자체들의 수자원 관리?소유권에 대한 인식이 ‘국가’에서 ‘지역’으로 전환되면서 ‘물’ 분쟁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물’ 관리의 기본은 공급과 수요에 대한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현재 상태를 인식하고 측정•보고하여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물’ 자원이 생성되면 생성되는 결과물과 그것이 어디서 생겼는지 동시에 기록하고, ‘물’이 사용되면 왜 사용되었고 어디에 사용되었는지를 동시에 기록하는 복식부기 시스템을 갖춘다면 ‘물’ 자원을 매우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즉, 이러한 ‘물 회계’를 통해 ‘물 재무상태표’와 ‘물 손익계산서’를 만들어 현재 상태에서 ‘물’ 자산이 얼마나 있고 앞으로 얼마나 쓰일 것인지, ‘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사용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국가회계를 통해 국가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듯이, ‘물 회계’를 통해 ‘물’에 대한 정확한 보유량, 사용할 곳을 국가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별로 구분하고 파악하여 ‘물 파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만 한다. 지역별로 ‘물’ 부족이 심각한 호주에서는 지역별 ‘물’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2007년부터 ‘국가 물 회계 개발 위원회’를 설립하여 2008년에는 ‘호주 기상청’을 총괄로 지정하였다. 이후 2010년에는 ‘물 회계 기준서’를 배포하고 2014년부터 물 회계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는 등 ‘물’ 관리에 있어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물 회계’에서 가장 핵심은 발생주의 복식부기 시스템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발생주의 복식부기를 도입하여 국가재무제표를 2011년부터 작성하여 공시하고 있어, ‘물 회계’ 도입에는 그리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에 지금부터라도 ‘물’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물 회계’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국가의 중요 자원인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